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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 최지형 나이 쉐프 프로필 고향 학력 부인 아내 결혼

by 457gh 2024. 10. 2.

- 프로필 이력 경력은?

출생 나이 생일
1986년 4월 1일 (38세)

현재 직업
요리사

주요 학력
존슨앤웨일즈대학교 학사
존슨앤웨일즈대학교 대학원 석사


소속
벤디또 R&D 쉐프
Hunnit R&D 쉐프
모터시티 R&D 쉐프
매니멀 스모크하우스 R&D 쉐프
주식회사 리북방 마포 오너 쉐프
주식회사 매니멀 트라이브 이사

- 그의 과거 모습은?

외할머니 100년 레시피에 정성을 더한 함경도 순대 맛집, '서교 고메'
-2019. 3. 11

 "18살 때부터 요리를 했습니다. 정말로 일식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서양 요리를 배우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이들 요리의 '맛'을 제대로 알고 만드는 것인지 늘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이라면 설사 요리사가 아니더라도 어떤 파스타가 맛있는지 본능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데 제게 그런 능력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를 돌아보니 답이 나오더군요. 이제부터 제가 제일 잘 알고 있고, 잘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자고요. 그게 순대였습니다.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순대를 어려서부터 먹고 자랐던 것입니다. 적어도 순대에 관한 한은 맛있는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미각은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요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존슨앤드웨일스대(Johnson & Wales University)에서 조리학을 전공했고,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뉴욕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일레븐 메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와 아울러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레아(Marea), 올소네(Orsone) 등에서 일했던 최지형 셰프(33)가 서양 요리가 아닌 토종 순대 요리를 내걸고 마포구 망원역 근처에서 '서교 고메'를 오픈한 동기입니다. 최 셰프 정도의 실력과 스펙이라면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를 갖고 승부를 건다면 아무리 치열한 외식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별 어려움이 없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 텐데 이를 마다하고 우리 토종 요리를 갖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입니다.


최 셰프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그가 만든 요리부터 맛보았습니다. '서교 고메'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점심 때 즐겨 먹는다는 '된장순대국밥'을 주문해 시식했습니다. 순대 하면 기름기가 있어 느끼하고 특유의 비릿한 향도 있어서 웬만해서는 순댓국집을 찾지 않는 저 같은 사람의 입맛도 끌어당기는 매력 있는 맛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담백한 것입니다.

아울러 비릿함도 없습니다. 탕 속에 들어 있는 옹골찬 순대 몇 점은 좋은 재료를 갖고 정성을 다해 만든 것이라는 느낌이 눈과 혀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된장과 고추장 등이 적절히 배합된 국물은 약간 칼칼하지만 개운하고 깊이가 있는 맛이었습니다. 작은 옹기에 담아 나오는 고슬고슬하게 갓 지은 쌀밥도 일품이었고요.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명태식해를 곁들여 먹으니 순댓국과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순댓국이 다 같은 순댓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순댓국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깨뜨려주기에 충분했던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순댓국을 만들었는지 최 셰프에게 비결을 물었습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에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결과더군요. "외할머님이 올해 104세이십니다. 고향이 함경도입니다.

순대를 잘 만드셔서 어려서부터 외할머님이 만들어주신 순대를 먹고 자랐습니다. 제가 지금 만드는 순대는 외할머님표 순대 레시피대로 만드는 것이에요. 100년 가까이 된 거지요. 외할머님께서 하신 대로 저희 순대에는 후추를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순대에 야채를 많이 넣는 것도 저희집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료를 조리할 때도 재료마다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순대에는 돼지고기 간 것, 부추, 양파, 당근 등 18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재료는 한꺼번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번거롭더라도 각 재료마다 최상의 맛을 내는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모든 식재료는 당일 구입해 당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만, 부득이하게 보관해야 할 경우 급랭을 시킨 다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소진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순댓국 한 그릇이지만, 맛있는 순댓국에는 이런 좋은 재료와 정성이 담겨 있답니다.

'서교 고메'의 대표적인 점심 메뉴로는 사골순대국밥, 된장순대국밥이 있습니다. 저녁 메뉴로는 반주와 함께할 수 있는 순대 플래터, 순대전골, 돈복 쟁반(수육) 등이 있습니다. 이들 요리에는 최 셰프가 외할머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순대 레시피를 기본으로 하되, 그가 국내외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면서 갈고닦은 기량이 녹아 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서교 고메'의 순대 요리를 정체불명의 어설픈 퓨전(fusion)으로 속단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최 셰프가 선보이는 순대 요리에 대해 맛을 아는 이들은 '한식의 재발견' 등으로 평가했던데, 그의 요리 하나하나에는 그만의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혀 낯설거나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그에게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명료한 답이 바로 돌아왔습니다. "밸런스(balance)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곡을 찌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하는 조화와 균형이야말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고수의 영역이랍니다.

'서교 고메'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게 되는 순댓국집 분위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깔끔한 서구식 레스토랑에 가깝습니다. 단순하지만 세련된 인테리어, 환한 실내 공간, 개방된 주방, 친절하고 활기 넘치는 서빙은 맛있는 요리와 더불어 찾는 이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같은 순댓국밥집이라고 하더라도 젊은 셰프가 운영하는 순댓국집은 달라야 한다는 그의 콘셉트가 적절했다는 것은 이 집을 찾는 고객 중 젊은 손님들이 많고 여성 고객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잘 입증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의 스타일을 햄릿형과 돈키호테형으로 분류한다면 최 셰프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안주하기보다 호기심과 모험심이 강한 성격이라고 말합니다. 궁금한 거는 못 참고요. 그의 이런 성격이 젊은 나이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주목받는 요리사로서 위상을 구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리를 잘하는 것으로 이름난 셰프들을 만나보면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고충을 겪었다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최 셰프는 좀 달랐습니다. 그는 어릴 때 요리의 요자도 몰랐고, 미술을 좋아하는 손재주 있는 아이였답니다. 그에게 요리를 권해준 것은 부모님. 부모님 권유로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주 소박하고 진솔하더군요.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적어도 밥하는 재주가 있으면 전 세계 어디를 다녀도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강한 최 셰프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우리 음식을 세계화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더군요. "우리가 한식의 세계화를 말할 때 국가마다, 대상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모든 국가에 통할 수 있는 하나의 요리를 찾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마다 사회문화적 특성과 기호가 다르니까요. 예컨대 독일에서는 우리의 순대 요리가 잘 통할 수 있을 겁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꼬리찜요리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요. 닭갈비나 닭강정 같은 요리는 미국 쪽에 먹힐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정말로 지식이 있고 서양 요리도 두루 섭렵한 최 셰프 같은 전문가가 요리로써 세계무대에서 더욱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답니다.